신간 CEO의 거짓말 책 속으로

내가 자네를 각별하게 생각하는 거 알고 있지?

직장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은 단지 월급만이 아니다. 사장의 인정과 회사 내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입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에게 보이는 가능성과 비전도 직장생활을 당당하게 영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파워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CEO로부터 나오는 신뢰와 인정은 회사를 사랑하게 만드는 내면의 힘으로 발휘된다. 특히 그 ‘인정’이라는 것이 단지 동료나 팀장급이 아닌 사장에게서 직접 받게 되는 것이라면 무서울 것도 없고, 거칠 것도 없이 자신감 있는 생활을 해나갈 수 있다. 특히 ‘사장의 오른팔’ 정도 되면 그의 내면 심리 상태는 거의 사장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오른팔’이 너무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 그 오른팔이 왼팔이 되기도 하고 새끼발가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새끼발가락은 여전히 자신이 오른팔인 줄 안다는 사실이다. CEO들이 ‘오른팔 대우 새끼발가락’을 만드는 과정은 특히 술자리에서 많이 이뤄진다. 그 과정이 은밀하면 은밀할수록, 그리고 목소리가 낮으면 낮을수록 효과는 더욱 증폭된다. | 본문 022~023p

시장이 크면 제품은 많이 팔린다

내가 직장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 중의 하나는 대부분의 CEO들이 시장이 크면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공급이 시장을 주도할 것처럼 착각한다는 사실이다. 시장이 크면 그에 상응하는 경쟁은 더욱 치열하고 결국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품은 쉽게 시장에서 외면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진리를 깨닫지 못한 채 시장의 크기만 보고 너무 쉽게 도전하는 경우가 많고, 결국 이러한 도전은 무모한 시도로 끝을 맺곤 한다.

CEO가 어떤 가치를 고객들에게 부여할지에 대한 고민과 철저한 시장조사, 그리고 직원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아이디어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무시한 채 시장의 크기와 판매방식에 대해서만 열을 올린다면 결국 “시장이 크면 제품은 많이 팔린다”라는 말은 거짓말이 될 수밖에 없다.

CEO가 거짓말을 하기로 작정하고 한 말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인구통계학적 수치와 기분 좋은 상상일 뿐인 “시장이 크면 제품은 많이 팔린다”라는 말은 믿을 수가 없다.

| 본문 083~084p

직딩’s 솔루션: CEO가 재량권을 줬다고?

일단 누군가에게 일을 마음대로 하라고 시켜놓고 내용이 마음에 안 들면 그 결과를 통째로 부정하고 잘못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담당자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평소에 일을 맡기는 것은 물론 신뢰와 재량권을 함께 주는 CEO라면 모를까 하나에서 열까지 체크하려고 드는 CEO의 재량권 부여는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이때는 절대로 담당자가 ‘알아서’ 해서는 안 된다. 그럴 때일수록 더 물어보고 더 귀찮게 굴어야 한다. 그러면 속으로 ‘이 친구 생각보다 윗사람 모실 줄 아는구먼’이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순진하게 알아서 하라는 CEO의 말을 그대로 믿고 너무 앞서 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 말의 속뜻은 ‘이렇게 귀찮은 일을 나보고 결정해달라고? 그 정도 일은 자네가 제일 좋은 방향으로 알아서 처리하면 안 되겠나? 아주 흡족하게 말이야’이다. | 본문 145p

강제성은 없으니 자율적으로 하세요

어느 날 갑자기 CEO가 당분간 토요일에도 출근을 하자고 직원들에게 제안을 했다. 시간외 근무수당을 계산해줄 테니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은 나오라는 것이었다.

“강제성은 없습니다. 회사 분위기도 좀 쇄신을 할 겸 일이 있는 사람은 나와서 일하고 점심이나 먹고 가세요.”

CEO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직원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고 탐색을 하느라 분주했다. ‘자율’의 진의와 그것의 결과에 따른 문제를 ‘해석’하던 그들은 대부분 출근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신 차장은 두 시간이나 걸려 토요일 출근을 하고 다시 퇴근할 생각을 하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금요일에 좀 늦게까지 일을 하고 토요일에는 나오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2주가 지난 월요일 아침 사장이 느닷없이 신 차장을 불러 품질관리팀에 지시한 사항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신 차장, 내가 토요일에 지시한 사항은 언제쯤 마무리가 되겠어?”

신 차장은 토요일에 사장이 무슨 내용을 지시했는지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왜냐하면 출근하자마자 사장으로부터 호출을 받았기 때문에 어떠한 사전 정보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는 보고받은 것이 없는데, 무슨 말씀이신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한마디 했다.

“이게 문제라고. 지금 우리 회사는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안 되고 있어. 사장이 지시한 사항을 팀장이 모르고 있으니 도대체 무슨 일이 되겠나?”

물론 사장은 신 차장의 토요일 근무에 대해서는 일절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건 ‘자율’에 맡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장은 암묵적으로 토요일 출근을 강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 본문 190~191p

직딩’s 솔루션: 거짓말의 진의들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이 습관으로 내재화되어 있는 CEO가 “내가 자네들에게 거짓말을 해서 뭐하나”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자네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의심하는 건가? 이것 봐, 이번에는 거짓말이 아닐 확률이 예전보다는 조금 더 높다고”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순진하게 당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믿음의 강약을 조절하지 말고 지금까지 보여준 CEO의 행동과 사례를 통해 판단하기 바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어차피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 자신에게 더 유익한 길이 될 것이기 때문에 거짓말을 신속히 파악하고 자신의 일에 전념하는 것이 현명하다. | 본문 211p